title: 광고의 수신자가 갈라진다 author: Arang date: 2026-03-26 category: insight description: AI 에이전트가 광고를 죽이는 게 아니다. 광고의 수신자가 사람과 기계로 분기하는 것이다. 니즈 광고는 에이전트에게, 욕망 광고는 사람에게. 그 사이에서 무엇이 사라지고 무엇이 프리미엄이 되는가. tags: brand, ai-agent, desire, advertising url: https://persona.love/insight/ad-recipient-fork --- 3월 21일, a16z 크립토 블로그에 글 하나가 올라왔다. Sam Ragsdale, "[Open Agentic Commerce and the end of ads](https://a16zcrypto.com/posts/article/open-agentic-commerce-end-ads/)." 제목부터 선언이다. 광고의 종말. 읽으면서 묘한 느낌이 있었다. 틀린 말은 아닌데, 절반은 정확하고 절반은 빠져 있다. --- ## 해킹의 역사 Ragsdale의 논증은 깔끔하다. 1997년, HTTP 402 상태 코드가 만들어졌다. "이 콘텐츠에는 결제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결제할 수단이 없었다. PayPal도 없었고, 신용카드 고정 수수료는 마이크로페이먼트에 과도했다. Google이 해법을 냈다. 광고. 콘텐츠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에 광고주라는 제3자를 끼워넣었다. 소비자는 무료로 콘텐츠를 보고, 광고주는 소비자의 주의력에 돈을 냈다. 27년간 작동한 해킹이었다. AI 에이전트가 이 해킹을 부순다. 에이전트는 배너를 건너뛰고, 스폰서 링크를 무시하고, 목표만 추적한다. Coinbase의 [x402 프로토콜](https://www.x402.org/)이 28년 만에 402 상태 코드를 되살려 스테이블코인 마이크로페이먼트를 가능하게 했다. 에이전트가 직접 결제하면 광고주가 끼어들 자리가 없다. Ragsdale이 쓴 문장 하나가 인상적이다. 광고가 오픈 웹을 만들었고, 그 웹이 10조 토큰의 학습 데이터가 되었고, 그 데이터가 LLM을 만들었고, LLM이 광고를 죽인다. 아이러니의 순환. 여기까지는 동의한다. --- ## 빠진 절반 현실의 숫자가 이 선언을 따라가고 있는가. [CoinDesk 보도](https://www.coindesk.com/markets/2026/03/11/coinbase-backed-ai-payments-protocol-wants-to-fix-micropayment-but-demand-is-just-not-there-yet)(3월 11일)에 따르면 x402의 일일 거래량은 약 2만 8천 달러다. 건당 평균 20센트, 약 13만 건. Artemis 분석에 의하면 그 절반이 자기 거래와 워시 트레이딩이다. 생태계 밸류에이션 70억 달러, 실제 경제 하루 1만 4천 달러. 인프라가 경제보다 먼저 도착했고, 서비스할 시장이 아직 없다. 더 흥미로운 건 따로 있다. Ragsdale의 글이 올라오기 6주 전, [OpenAI가 ChatGPT에 광고를 도입](https://openai.com/index/our-approach-to-advertising-and-expanding-access/)했다. Free/Go 티어 대상으로 Adobe와 Criteo가 파일럿에 참여했고, Criteo에 따르면 LLM 플랫폼 유입 사용자가 다른 채널 대비 1.5배 높은 전환율을 보였다. 광고를 죽이겠다던 기술의 대표 플랫폼이 광고를 채택한 것이다. 광고는 죽는 게 아니라 이동하고 있다. --- ## 수신자가 갈라진다 Ragsdale의 핵심 통찰은 맞다. "에이전트는 산만해지지 않는다." 배너, 스폰서 링크, 알고리즘 추천. 주의력 착취에 의존하는 광고는 에이전트에게 작동하지 않는다. 그런데 "광고가 죽는다"로 가는 건 비약이다. **광고의 수신자가 사람과 기계로 분기한다.** 이쪽이 더 정확하다. 지금까지 모든 광고는 사람을 향했다. 에이전트 시대에는 구매의 일부가 기계에 위임된다. 광고도 분기해야 한다. 사람에게 보내는 광고와 기계에게 보내는 광고. ### 1층: 니즈 광고, 수신자가 바뀐다 세제, 생수, 단백질, 클라우드 서버. 최저가, 최단 배송, 최적 스펙. 이 영역의 광고는 정보 전달이었다. 에이전트가 구매를 대행하면, 사람에게 보낼 이유가 없다. 에이전트에게 보내면 된다. 니즈 광고는 죽는 게 아니다. 수신자가 사람에서 기계로 바뀐다. 뒤에서 따로 다룬다. ### 2층: 경계 영역, 기능이 떨어져 나간다 나이키 운동화. 갤럭시 S26. 기능 광고인 동시에 라이프스타일 광고다. 대부분의 광고비가 이 영역에 있기 때문에 여기서 일어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이 분리는 이미 일어나고 있다. 삼성의 갤럭시 S26 광고를 보면 된다. 이전 세대까지 삼성은 카메라 화소, 배터리 용량, 프로세서 벤치마크를 나열했다. S26부터 전면에 내세운 건 빅스비, 제미나이, 퍼플렉시티다. 스펙 시트로 비교할 수 있는 종류가 아니다. "이 폰이 당신의 하루를 어떻게 바꾸는가"를 보여주는 것이다. 기능 정보는 에이전트가 처리할 수 있지만, _이 폰을 쓰는 나_라는 이미지는 처리할 수 없다. 자동차 광고는 더 선명하다. 현대 아이오닉 광고는 주행거리와 충전 시간을 말하지 않는다. 주행거리는 에이전트가 비교하면 된다. 광고가 보여주는 건 아이오닉을 모는 사람의 라이프스타일이다. 테슬라도 마찬가지다. 일론 머스크가 광고를 거의 하지 않았던 시기에도, 테슬라를 모는 것 자체가 정체성 선언이었다. 광고비 0원으로 브랜딩이 작동한 사례다. 가전도 같다. 다이슨은 흡입력 수치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는다. 디자인과 공간의 조화를 보여준다. 애플워치 광고는 심박수 측정 정확도가 아니라 건강한 삶의 순간을 보여준다. 공통점이 있다. 기능 스펙이 광고에서 빠지고 있다. 스펙은 구매 시점에 에이전트나 비교 사이트가 처리한다. 광고에 남는 건 "이 제품을 가진 나는 어떤 사람인가"뿐이다. 에이전트 시대의 예측이 아니다. 지금 벌어지고 있다. 소비자가 스스로 스펙을 검색하기 시작한 순간부터 이 분리는 시작됐다. 에이전트는 가속할 뿐이다. 광고의 축소가 아니라 정제다. 기능이라는 잡음이 빠지면서 브랜딩의 순도가 올라간다. 순도가 올라간 광고는 더 비싸진다. ### 3층: 욕망 광고, 사람에게 집중되고 프리미엄이 붙는다 여행, 패션, 향수, 보석, 예술. 에이전트에게 위임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_위임하고 싶지 않은_ 것들이다. [McKinsey 에이전틱 커머스 보고서](https://www.mckinsey.com/capabilities/growth-marketing-and-sales/our-insights/agents-for-growth-turning-ai-promise-into-impact)의 표현을 빌리면, "고관여 구매에서 소비자는 에이전트가 기술적으로 가능하더라도 의도적으로 통제를 유지한다." 이 영역의 광고는 에이전트 시대에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프리미엄이 붙는다. 여기서부터는 데이터로 말한다. ### 어텐션 프리미엄 Super Bowl 30초 광고 가격. 1967년 37,500달러. 2025년 800만 달러. 2026년 800만–1,000만 달러 전망. **59년간 267배.** 광고 차단기, 스트리밍, 분산된 주의력 시대에 대규모 동시 주목이 가능한 순간은 점점 줄어든다. 줄어들수록 가격이 오른다. 체험 마케팅 시장이 뒷받침한다. 2024년 전 세계 체험 마케팅 지출 1,283억 달러. 코로나 이전 정점을 넘겼다. 2030년까지 CAGR 31.4% 성장 전망. Fortune 1000 마케터의 74%가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디지털 광고가 에이전트에게 무시당하는 환경에서, 물리적 경험에 프리미엄을 지불하는 것이다. Google AI Overviews가 전환을 가속한다. AI Overview가 포함된 쿼리에서 유료 광고 CTR이 19.7%에서 6.34%로 떨어졌다. [68% 하락](https://searchengineland.com/google-ai-overviews-drive-drop-organic-paid-ctr-464212). 2025년 7월에는 한 달 만에 11%에서 3%로 급락. 검색 광고의 효율이 구조적으로 무너지고 있다. ### Airbnb와 Nike 방향이 반대인 두 실험이 있다. Airbnb는 2021년에 연간 10억 달러 규모의 퍼포먼스 마케팅을 대폭 축소하고 브랜드 광고로 전환했다. 마케팅 비용이 전년 대비 44% 줄었는데 매출은 2019년 대비 38% 늘었다. 사상 첫 연간 흑자. 직접 트래픽 90% 유지. CFO Dave Stephenson의 표현: "검색 엔진 마케팅 의존도를 낮추고 브랜드 중심으로 전환했다." 퍼포먼스 예산을 깎고 브랜드에 넣었더니 돈을 덜 쓰고 더 벌었다. Nike는 반대로 갔다. 브랜드 마케팅을 디지털 퍼포먼스로 전환했다. 2025 FQ1 매출이 전년 대비 10% 감소했고, 2024년 6월 주가가 21% 급락했다. 미국 내 브랜드 선호도가 6% 하락하면서 약 800만 명이 이탈했다. 이후 감성 광고로 회귀해 2025 Super Bowl "So Win" 캠페인을 집행했고, 35세 미만 브랜드 임팩트 상위 2%를 기록했다. 같은 시기에 Hermès는 광고를 매출의 4–5%만 쓰면서 업계 최고 영업이익률 40.5%를 기록하고, 2025년 4월 LVMH를 시가총액에서 추월했다. Axel Dumas의 표현이 정확하다. "우리는 마케팅을 하지 않는다. 사람들에게 돈을 줘서 우리 제품을 입히는 환상을 만들지 않는다." 퍼포먼스에서 브랜드로 간 회사는 이겼다. 브랜드에서 퍼포먼스로 간 회사는 졌다. 광고를 거의 안 하면서 욕망만으로 승부한 회사가 업계 1위가 됐다. 에이전트 시대 이전에 이미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 예산은 어디로 가는가 [WARC 2024년 데이터](https://www.warc.com/content/feed/performance-budgets-rise-at-expense-of-brand/en-GB/10128)에 따르면 현재 글로벌 마케팅 예산의 68.8%가 단기 퍼포먼스에, 31.2%만 브랜드에 배분되어 있다. Binet & Field의 학술적 권장치(60:40, 브랜드:퍼포먼스)와 정확히 역전된 상태다. 에이전트가 기능적 구매를 흡수하면 이 비율이 뒤집힌다. 검색 광고의 CTR이 구조적으로 무너지고, [Gartner가 2026년까지 검색 볼륨 25% 감소](https://www.gartner.com/en/newsroom/press-releases/2024-02-19-gartner-predicts-search-engine-volume-will-drop-25-percent-by-2026-due-to-ai-chatbots-and-other-virtual-agents)를 예측하는 상황에서, 68.8%의 퍼포먼스 예산이 현재 위치에 머물 수 없다. 갈 곳은 세 가지다. 에이전트 SEO, 브랜드/감성 광고, 체험 마케팅. 니즈 광고 예산이 재배치되면 욕망 광고 시장의 절대 규모가 커진다. "프리미엄이 붙는다"는 추측이 아니라 **예산 흐름의 산술**이다. ### 직접 고르는 행위가 럭셔리가 된다 [Bain & Company 2025년 럭셔리 보고서](https://www.bain.com/about/media-center/press-releases/20252/global-luxury-stays-resilient-despite-economic-headwinds-and-shifting-consumer-trends-that-reshape-marketbain--company-and-altagamma/)가 보여주는 것이 하나 더 있다. 럭셔리 소비의 구조가 "과시적 소유"에서 "경험적 탐닉"으로 전환되고 있다. 성장하는 카테고리는 미식, 호스피탈리티, 웰니스, 엘리트 스포츠. 물건이 아니라 경험이다. 에이전트 시대에 이 전환이 가속된다. 에이전트가 물건을 대신 사줄 수 있지만, 경험을 대신 느낄 수는 없다. 에이전트가 기능적 구매를 전부 처리하는 세계에서, 인간이 직접 고르는 행위 자체가 시간과 노력의 과시가 된다. _나는 이것을 직접 골랐다_가 새로운 신호다. 매장에 가서 고기를 고르고, 생선의 선도를 확인하고, 향초의 뚜껑을 여는 것. 에이전트에게 위임할 수 있는데 하지 않는 것. Veblen이 원래 말하려 했던 것에 더 가깝다. --- ## 에이전트 SEO라는 새 전장 Ragsdale이 빠뜨린 것이 하나 있다. 에이전트가 산만해지지 않더라도, 판매자는 에이전트의 선택 기준을 게임할 수 있다. 에이전트가 "최적의 단백질 보충제"를 검색할 때, 어떤 기준으로 선택하는가. 가격, 성분, 배송 속도, 리뷰 점수. 이 기준을 아는 판매자는 데이터를 최적화한다. 2000년대 초반 Google 검색 SEO와 같은 구조다. Google SEO가 "좋은 콘텐츠를 만들면 된다"에서 키워드 스터핑, 백링크 팜, 콘텐츠 팜으로 진화한 것처럼, 에이전트 SEO도 같은 경로를 밟을 가능성이 높다. [x402scan.com](https://x402scan.com)에 등록하면 2,000개 AgentCash 에이전트에 노출된다는 Ragsdale의 설명이 이미 시작점이다. 광고가 사라지는 게 아니다. "사람의 주의력 경쟁"에서 "기계의 선택 기준 경쟁"으로 전환되는 것이다. --- ## 포지션 페이퍼라는 사실 하나 더 짚어야 한다. Ragsdale은 a16z crypto가 투자한 Merit Systems의 공동 창업자다. 글에서 자사 제품 AgentCash를 "발견 문제의 해결책"으로 직접 배치한다. 하단에 면책 조항이 있지만, 본문은 사실상 포트폴리오의 포지션 페이퍼다. 논증을 무효화하려는 게 아니다. 방향이 왜 한쪽으로만 기울어져 있는지를 설명하는 것이다. "광고가 죽는다"가 아니라 "광고가 전환된다"가 더 정확한 프레이밍인데, Ragsdale에게는 전자가 유리하다. 자사 프로토콜이 광고를 대체하는 위치에 있으니까. --- ## 세 가지 가설 에이전트 시대의 광고를 정리하면 세 가지가 된다. **가설 1.** 니즈 광고는 수신자가 바뀐다. 사람에서 기계로. 에이전트 SEO, API 우선순위 경쟁, 에이전트 대상 데이터 최적화. 시장이 사라지는 게 아니라 전환된다. **가설 2.** 경계 영역에서 기능이 떨어져 나간다. 기능과 감성이 결합된 광고에서 기능 정보가 에이전트에게 넘어가고, 감성만 사람에게 남는다. 광고의 정제. **가설 3.** 욕망 광고에 프리미엄이 붙는다. 니즈 영역에서 밀려난 예산이 브랜딩과 감성 영역으로 집중된다. 에이전트가 효율을 전부 가져간 뒤에, 효율이 아닌 것의 가치가 올라간다. Ragsdale의 결론은 1층만 본 것이다. 2층과 3층까지 보면, 광고는 죽는 게 아니라 갈라진다. 그리고 갈라진 뒤에 **사람을 향한 쪽이 더 비싸진다.** --- ## References - Sam Ragsdale, "[Open Agentic Commerce and the end of ads](https://a16zcrypto.com/posts/article/open-agentic-commerce-end-ads/)," a16z crypto blog, 2026-03-21 - CoinDesk, "[Coinbase-backed AI payments protocol wants to fix micropayment but demand is just not there yet](https://www.coindesk.com/markets/2026/03/11/coinbase-backed-ai-payments-protocol-wants-to-fix-micropayment-but-demand-is-just-not-there-yet)," 2026-03-11 - OpenAI, "[Our Approach to Advertising and Expanding Access](https://openai.com/index/our-approach-to-advertising-and-expanding-access/)," 2026-02-09 - Criteo, LLM platform conversion data (via AdExchanger) - McKinsey, "[The agentic commerce opportunity](https://www.mckinsey.com/capabilities/growth-marketing-and-sales/our-insights/agents-for-growth-turning-ai-promise-into-impact)," 2026 - WARC, "[Performance budgets rise at expense of brand](https://www.warc.com/content/feed/performance-budgets-rise-at-expense-of-brand/en-GB/10128)," 2024 - Marketing Week, "Airbnb CFO on brand-driven marketing shift," 2022 - GoTracksuit, "Nike's Pivot from Brand Downfall," 2025 - Hermès, 2024 Full-Year Results (EBIT margin 40.5%) - Bain & Company, "[Global Luxury Stays Resilient](https://www.bain.com/about/media-center/press-releases/20252/global-luxury-stays-resilient-despite-economic-headwinds-and-shifting-consumer-trends-that-reshape-marketbain--company-and-altagamma/)," 2025 - Search Engine Land, "[Google AI Overviews Drive Drop in Organic and Paid CTR](https://searchengineland.com/google-ai-overviews-drive-drop-organic-paid-ctr-464212)," 2025 - Gartner, "[Search Engine Volume Will Drop 25% by 2026](https://www.gartner.com/en/newsroom/press-releases/2024-02-19-gartner-predicts-search-engine-volume-will-drop-25-percent-by-2026-due-to-ai-chatbots-and-other-virtual-agents)," 2024 - Econ Market Research, Experiential Marketing Market (CAGR 31.4%, 2024-2030) - Salesforce, "Cyber Week 2025: AI Agents Influence 20% of Orders," 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