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le: T1이 진 경기를 결승보다 더 많이 봤다 author: Arang date: 2026-09-01 category: insight description: 2026년 LCK컵 결승은 69만 명이 봤다. 엿새 전 T1이 떨어진 경기는 150만 명이 봤다. 두 배가 넘는다. 그런데 같은 대회에서 평균 시청자는 작년과 거의 같았고 총 시청 시간은 오히려 늘었다. 어떤 숫자를 보느냐에 따라 같은 리그가 망한 것도 되고 역대 최고도 된다. 그리고 축구가 이미 겪은 일이 하나 있다. tags: LCK, T1, 페이커, 롤드컵, 이스포츠, 시청자수, 뷰어십, 데이터분석, 메시, 야말, 미디어, 분석 url: https://persona.love/insight/counting-only-the-peak --- 2026년 3월 1일에 LCK컵 결승이 있었다. 젠지가 BNK 피어엑스를 3대 0으로 이겼다. 이 경기를 제일 많이 볼 때 69만 5천 명이 보고 있었다. 엿새 전인 2월 22일에는 T1과 디플러스 기아의 패자조 경기가 있었다. T1이 2대 0으로 이기다가 내리 세 판을 지면서 역스윕당해 탈락했다. 이 경기는 제일 많을 때 150만 3천 명이 봤다. 우승자를 가리는 경기보다, 한 팀이 떨어지는 경기를 두 배 넘게 봤다. 출처: Esports Charts, LCK Cup 2026 · Esports Charts, LCK컵 2026 T1 탈락 기록 · ⚠️ 이 글의 시청자 수는 전부 중국 사이트(빌리빌리·후야·도우유)를 뺀 숫자다 ## 이런 일이 여러 번 있었다 세어 보니 순서가 뒤집힌 대회가 최근 몇 년 사이 여섯 개다. 2024년 LCK 서머가 그랬다. 그해 제일 많이 본 경기는 결승이 아니라, T1이 한화생명에게 져서 떨어진 패자조 결승이었다. 156만 대 153만. 차이는 작아도 순서가 뒤집혔다. 2025년 LCK컵도 그랬다. T1이 한화생명에게 져서 떨어진 경기가 190만 9천 명, 우승자를 가린 한화생명 대 젠지가 143만 2천 명이었다. 2026년 MSI에서는 우승 경기가 227만 명, T1 대 G2가 232만 명이었다. 집계 회사인 이스포츠 차트는 2023년 이후 처음으로 결승이 그 대회 최다 시청 경기가 아니었다고 적었다. 2026년 이스포츠 월드컵은 더 벌어졌다. T1은 4강에서 프랑스 팀 카르민 코프에게 졌다. 그 경기가 147만 5천 명, 우승을 가린 카르민 코프 대 디플러스 기아는 약 102만 명이었다. 결승이 그 대회에서 네 번째로 많이 본 경기였다. ![LCK컵 2026에서 T1 탈락 경기 150만 3천 명과 결승 69만 5천 명을 나란히 보여주는 카드](/images/insight/counting-only-the-peak/02_lckcup-gap.png) 출처: Esports Charts, LCK Cup 2025 · LCK 서머 2024 · MSI 2026 리캡 · Sheep Esports, EWC 2026 · ⚠️ 이스포츠 차트는 2024년 MSI 리캡에서도 최다 시청이 결승이 아니라 T1의 패자조 경기였다고 적었다. 같은 회사의 두 설명이 어긋난다 ## T1이 결승에 가면 반대로 기록이 나온다 올라가면 기록이 깨진다. 롤 역사상 제일 많이 본 경기 네 개가 전부 T1 경기다. 2024년 롤드컵 결승(T1 대 중국 BLG), 2023년 롤드컵 결승(T1 대 웨이보), 2022년 롤드컵 결승(T1 대 DRX), 2024년 롤드컵 4강(T1 대 젠지) 순이다. 2025년 롤드컵 결승은 T1과 KT가 붙은 한국 팀끼리의 결승이었고 675만 명이 봤다. LCK 역사상 제일 많이 본 경기도 T1 경기다. 2024년 스프링 결승 T1 대 젠지, 265만 명이다. 반대로 T1이 결승에 못 가면 그 대회 최고 기록도 안 나온다. 이스포츠 차트도 2025년 LCK 시즌을 돌아보며 그렇게 적었다. T1이 결승에 갔으면 그 시즌이 리그 최고 기록을 가져갔을 거라고. 2024년 서머에 대해서도 T1이 결승에 못 올라간 것이 더 좋은 숫자를 막았다고 적었다. 이건 지금도 그대로다. 8월 29일 LCK 플레이오프 첫날 T1 경기가 118만 8천 명을 찍고 곧바로 올해 시즌 3위로 들어왔다. 출처: Esports Charts, LCK 2025 시즌 리캡 · LCK 서머 2024 리캡 · 롤드컵 2025 · 역대 최다 시청 대회 10선 ## 대회마다 많이 본 경기 5개를 뽑아봤다 내가 유리한 경기만 골라 왔을 수도 있다. 그래서 대회마다 제일 많이 본 경기 5개를 통째로 놓고 셌다. 최근 3년 LCK 일곱 개 대회에서 상위 5경기는 다 합쳐 35개다. 그중 31개가 T1 경기다. | 대회 | 1위 경기 | 최고 시청자 수 | 상위 5개 중 T1 | |---|---|---|---| | LCK 서머 2023 | T1 대 젠지 결승 | 1,528,729 | 5 / 5 | | LCK 스프링 2024 | T1 대 젠지 결승 | 2,656,752 | 5 / 5 | | LCK 서머 2024 | T1 대 한화생명 패자조 결승 | 1,560,142 | 4 / 5 | | LCK컵 2025 | T1 대 한화생명 | 1,908,997 | 3 / 5 | | LCK 2025 시즌 | T1 대 젠지 플레이오프 | 2,033,076 | 5 / 5 | | LCK컵 2026 | T1 대 디플러스 기아 | 1,503,206 | 4 / 5 | | LCK 2026 시즌 (진행 중) | T1 대 젠지 | 1,299,563 | 5 / 5 | T1이 없는 경기가 이 목록에 들어온 건 일곱 대회 통틀어 네 번뿐이다. 네 번 다 한화생명 대 젠지였다. 다른 조합은 3년 동안 한 번도 상위 5개에 못 들어왔다. 국제 대회는 좀 다르다. 결승과 4강에 다른 나라 팀이 올라오기 때문이다. 그래도 세 해 모두 상위 5개 중 3개가 T1 경기였다. | 대회 | 1위 경기 | 최고 시청자 수 | 상위 5개 중 T1 | |---|---|---|---| | 롤드컵 2023 | T1 대 웨이보 결승 | 6,402,760 | 3 / 5 | | 롤드컵 2024 | T1 대 BLG 결승 | 6,941,610 | 3 / 5 | | 롤드컵 2025 | T1 대 KT 결승 | 6,752,585 | 3 / 5 | 2024년과 2025년 목록에는 경기가 아닌 게 하나씩 껴 있다. 개막식 중계다. 집계 회사가 개막식도 방송 하나로 세기 때문에 순위에 들어온다. 참고로 2024년엔 개막식이 8강 네 경기를 전부 이겼다. ![최근 3년 LCK 일곱 개 대회의 상위 5경기 35개 중 31개가 T1 경기임을 보여주는 카드](/images/insight/counting-only-the-peak/03_top5-share.png) 표가 보여주는 건 하나다. 리그 최고 기록을 만드는 경기에는 거의 항상 같은 팀이 껴 있다. 그 팀이 일찍 떨어지면 기록을 세울 경기 자체가 안 생긴다. 출처: Esports Charts, LCK 서머 2023 · LCK 스프링 2024 · LCK 서머 2024 · LCK컵 2025 · LCK 2025 시즌 · LCK컵 2026 · LCK 2026 시즌 · 롤드컵 2023 · 롤드컵 2024 · 롤드컵 2025 · ⚠️ LCK 스프링 2023은 목록을 못 구해 뺐다. MSI와 이스포츠 월드컵도 해당 페이지가 유료로 막혀 있어 이 표에 없다 ## 그런데 이상한 게 있다 여기까지 보면 T1이 빠진 대회는 망했어야 한다. LCK컵 2026의 실제 숫자는 이랬다. 제일 많이 본 순간의 사람 수는 작년보다 21퍼센트 줄었다. 결승만 보면 143만에서 69만으로 반토막이다. 그런데 평균 시청자는 42만 8천 명에서 43만 2천 명이 됐다. 거의 그대로다. 총 시청 시간은 4,820만 시간에서 5,571만 시간으로 15.5퍼센트 늘었다. T1이 일찍 떨어진 대회에서 사람들이 본 시간의 총합은 오히려 커졌다. 출처: Esports Charts, LCK컵 2026 리캡 · LCK Cup 2026 · LCK Cup 2025 ## 시청자 수는 사실 세 종류다 우리가 뭉뚱그려 "시청자 수"라고 부르는 건 서로 다른 숫자 세 개다. 가게로 바꿔 보면 쉽다. 최고 시청자 수는 하루 중 손님이 가장 많았던 순간의 머릿수다. 점심 12시 반에 스무 명이면 스무 명이다. 평균 시청자는 문 연 시간 내내 평균 몇 명이 있었나다. 하루 종일 평균 여섯 명이면 여섯 명이다. 총 시청 시간은 손님들이 가게에 머문 시간을 전부 더한 값이다. 사람이 적어도 오래 머물면 커지고, 영업시간이 길어도 커진다. 이 셋은 같이 움직이지 않는다. 점심에 단체 손님이 안 오면 첫 번째 숫자만 뚝 떨어지고 나머지 둘은 그대로거나 오른다. LCK컵 2026에서 벌어진 게 이거다. 대회 기간이 길어져 방송 시간이 112시간에서 128시간으로 늘었고, 매일 오던 사람들은 그대로 왔다. 안 온 건 다 같이 몰려드는 그 순간뿐이다. ## 기사 제목에 쓰는 건 그중 하나뿐이다 기사 제목에 들어가는 숫자는 거의 언제나 최고 시청자 수다. "역대 최고 6백만 돌파" 같은 문장은 이 숫자로 쓴다. 평균 시청자로는 제목이 안 나온다. 그래서 이상한 일이 생긴다. 한 팀이 그 숫자를 사실상 갖고 있으면, 그 팀 성적에 따라 리그 전체 평가가 오르내린다. 정작 리그를 매일 보는 사람 수는 별로 안 변했는데도. T1이 그 숫자를 갖고 있다. 2025년 한 해 T1 경기를 본 시간을 다 더하면 1억 9,603만 시간이다. 2위 젠지가 1억 1,844만 시간, 차이가 7,760만 시간이다. 3위 한화생명 8,745만, 4위 KT 7,998만. 2026년 7월 한 달만 봐도 T1이 3,103만 시간으로 종목 전체 1위였고 2위와 31.2퍼센트 차이가 났다. 한편 리그 자체는 이 기간에 커졌다. LCK는 2025년에 대회 방식을 한 시즌으로 합쳤다. 그해 총 시청 시간 1억 6,180만 시간으로 리그 최고를 찍었다. 라이엇이 쓰는 자체 지표인 분당 평균 시청자도 63만 4천 명으로 전년보다 42퍼센트 올랐다. 연간 평균이 20만을 넘은 것도 처음이다. 같은 3년을 두고 "한국 리그 위기다"라고 쓸 수도 있고 "한국 리그 역대 최고다"라고 쓸 수도 있다. 어느 숫자를 골랐느냐만 다르다. ![2025년 시청 시간에서 T1과 2위 젠지의 차이 7,760만 시간을 보여주는 카드](/images/insight/counting-only-the-peak/04_team-hours.png) 출처: Esports Charts, 2025년 최다 시청 LoL 팀 · 2026년 7월 최다 시청 팀 · Inven Global, 2025 LCK 최고 기록 ## 페이커 한 명 빠졌을 때 팀 말고 선수 한 명만 놓고 잰 기록도 하나 있다. 2023년 LCK 서머에서 T1과 젠지는 같은 시즌에 두 번 붙었다. 1주차 경기는 약 76만 명이 봤고, 그해 서머 개막 이후 제일 높은 숫자였다. 5주차에 같은 두 팀이 다시 붙었는데 이때는 페이커가 못 나왔다. 41만 명이 봤다. 46퍼센트가 빠졌다. 리그도 같고 시즌도 같고 두 팀도 같았다. 달라진 건 한 명이다. 출처: 게임플, 「페이커 있고 없고의 극명한 차이」 (2025.2.24) · ⚠️ 국내 매체가 이스포츠 차트를 인용한 숫자다. 원 집계에서 직접 확인하지는 못했다 ## 페이커 이후의 T1, 그리고 롤 여기까지는 지금 이야기였다. 리그에서 제일 큰 숫자가 한 팀에, 더 좁히면 한 사람에게 묶여 있다. 그러면 다음 질문을 피할 수가 없다. 그 사람이 떠난 다음에도 롤은 지금 같을까. 먼저 사실부터 적는다. 은퇴는 예정에 없다. 2025년 7월에 4년 재계약을 했고 2029시즌까지다. LCK 규정상 한 번에 맺을 수 있는 가장 긴 계약이다. 본인도 은퇴 생각이 없다고 했다. 1996년생, 올해 서른이다. 그래도 계약서에는 끝나는 해가 적혀 있다. 2013년에 데뷔했으니 올해가 T1에서 열네 번째 시즌이다. 출처: 위키백과, 페이커 · ModeZone, 2029년까지 T1 (2026.8.5) ## 축구가 이 실험을 먼저 했다 2021년에 메시가 바르셀로나를 떠났다. 라리가는 안 무너졌다. 오히려 다음 시즌 국내 시청이 26퍼센트 올라 3년 만에 하락을 끊었다. 경기당 평균 30만 1천 명이었다. 그런데 같은 시즌에 두 가지가 함께 있었다. 그 30만은 메시가 있던 2018-19시즌의 42만 9천보다 한참 낮았고, 그해 엘 클라시코는 수십 년 만에 가장 적게 본 경기가 됐다. 평균은 그대로 버텼는데 제일 큰 경기가 죽었다. 앞에서 본 LCK컵과 같은 모양이다. 그리고 그 큰 숫자는 없어진 게 아니라 따라갔다. 2023년 메시가 미국 리그로 갔고, 데뷔 당일 MLS 시즌 패스 신규 가입이 11만 명이었다. 그해 개막일의 3.8배다. 시즌 전체 가입의 15퍼센트가 2월 개막 때 들어왔고 46퍼센트가 7월 메시 합류 뒤에 들어왔다. 그달은 애플 TV+ 역대 최고의 달이 됐다. ![메시 합류 후 MLS 시즌 패스 가입의 46퍼센트가 들어왔음을 보여주는 카드](/images/insight/counting-only-the-peak/05_messi-mls.png) 출처: Sportcal, 라리가 2021-22 시청 반등 · SportsPro, 메시 1년의 영향 · Awful Announcing, 시즌 패스 구독 ## 올해 왕관은 넘어갔다 시간을 한 칸 되감으면, 메시의 마지막 퍼즐은 2022년 카타르였다. 거기서 대관식을 치렀다. 그리고 올해 7월 19일 결승이 하필 아르헨티나 대 스페인이었다. 메시가 있는 팀과 야말이 있는 팀이 붙었고, 연장에 나온 한 골로 스페인이 1대 0으로 이겼다. 야말은 열아홉이었다. 생일이 지나고 며칠 만에 월드컵과 유로를 둘 다 가진 최연소 선수가 됐다. 그 대회에서 스페인의 여덟 경기 중 일곱 경기를 선발로 뛰었고, 그 일곱 경기를 다 이겼다. 왕관이 맞대결에서 넘어갔다. 여기서 롤과 갈린다. 축구에서 왕관을 걸 자리는 4년에 한 번 온다. 롤드컵은 해마다 온다. 네 배 자주 오는데도 2023년, 2024년, 2025년 결승에 전부 T1이 있었고 세 번 다 T1이 가져갔다. 넘겨줄 기회가 훨씬 많았는데 안 넘어갔다. 출처: NPR, 2026 월드컵 결승 결과 · Olympics.com, 결승 리포트 · Yahoo Sports, 야말 최연소 기록 · ⚠️ 이 대회 골든볼 수상자는 보도가 엇갈려 여기 적지 않았다 ## 그런데 왕관과 총량은 다른 것이다 왕관이 넘어간 것과 계승이 끝난 것은 같은 말이 아니다. 숫자를 보면 그렇다.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메시가 5억 1,300만, 야말이 4,900만이다. 열 배가 넘게 차이 난다. 그런데 방향은 반대다. 2025년 한 해 야말은 3,860만 명이 늘었고 메시는 610만 명 늘었다. 참여율도 야말이 4.2퍼센트, 메시가 2.8퍼센트다. 앞에서 본 구분이 여기서 또 나온다. 야말은 제일 높은 순간을 가졌고, 총량은 아직 메시 것이다. 시청 쪽도 비슷하다. 2025-26시즌 전반 19라운드에서 바르셀로나 경기당 순시청자는 165만 8천, 레알 마드리드는 165만 6천이었다. 앞선 건 맞는데 차이가 2천 명이라 사실상 같은 숫자고, 그것도 구단 숫자지 선수 한 명의 숫자가 아니다. 야말은 열여덟에 라리가 100경기를 채워 최연소 기록을 세웠다. 종전 기록은 라울의 19세 284일이었다. 굉장한 기록이다. 다만 시작이 빠르다는 기록이지, 메시만큼 커졌다는 증거는 아니다. 메시가 떠난 게 2021년이니 다섯 해가 지났다. 왕관은 넘어갔는데 그 사람만큼 커졌는지는 아직 증명이 남아 있다. 출처: Los Andes, 팔로워 5억 1,300만 대 4,900만 · beIN Sports, 야말 최연소 100경기 · Murcia Today, 2025-26 라리가 시청 집계 ## 그럼 페이커 다음은 누구인가 앞의 표를 다시 보면 답이 불편하다. 최근 3년 상위 5경기 35개 중 31개가 T1 경기였고, T1이 없는 네 번은 전부 한화생명 대 젠지였다. 다른 조합은 3년 동안 한 번도 못 들어왔다. 야말이 될 사람이 리그에 여러 명 자라고 있어야 하는데, 지금 데이터에 보이는 후보는 한 조합뿐이다. 리그가 유지되느냐는 질문이라면, 앞의 숫자들이 절반은 미리 답해 놨다. 매일 오는 사람들은 T1 성적과 무관하게 왔다. 사라지는 건 최고점이다. 리그는 버틸 것이다. 천장이 내려올 뿐이다. 그리고 축구와 다른 게 하나 있다. 야말은 메시가 앉던 곳을 이었지만, 메시가 한 클럽에서 쌓은 시간까지 이은 건 아니다. 페이커의 크기는 성적만으로 만들어진 게 아니라 열네 시즌 같은 유니폼을 입었다는 시간에서도 온다. 그 시간은 물려줄 수가 없다. ## 이 숫자들 믿을 때 조심할 것 지금까지 쓴 숫자에 구멍이 있다. 빼놓고 가면 위 주장도 같이 무너진다. 중국이 통째로 빠져 있다. 이스포츠 차트는 중국 쪽 공개 데이터를 믿기 어렵다는 이유로 빌리빌리·후야·도우유를 집계에서 뺀다. 실제로 본 사람은 늘 이 숫자보다 많고, 중국 팀이 낀 경기일수록 작게 잡힌다. 2023년 롤드컵 4강 T1 대 JDG는 후야 자체 지표로 1억 610만이 따로 찍혔다. 집계가 흔들린 적이 있다. 2024년 롤드컵 최고 시청자가 같은 회사 안에서 694만과 685만으로 다르게 적혀 있다. 2026년 LCK MSI 선발전도 227만과 218만이 같이 나온다. 중계 채널이 늘어난 것도 숫자를 키운다. 이 집계는 공식 방송과 개인 방송인의 동시 중계를 합친다. 2026년 이스포츠 월드컵은 중계 채널이 200개를 넘겨 전년보다 60퍼센트 늘었다. 본 사람이 늘어난 건지 트는 채널이 늘어난 건지 이 숫자만으로는 안 갈린다. 다른 이유도 섞여 있다. 2025년 롤드컵이 전년보다 시청 시간 28퍼센트를 잃은 건 T1 때문이 아니다. 대회 방식을 바꾸면서 방송 시간이 약 110시간에서 89시간으로 줄었다. 유럽과 북미에 불리한 시간대였다는 것도 집계 회사 설명이다. LCK컵 2026 결승이 유독 낮았던 이유도 하나 더 있다. 그 결승에 올라간 두 팀은 이미 국제 대회 진출을 확정한 상태였다. T1 없이 큰 대회도 있다. 퍼스트 스탠드는 2025년과 2026년 모두 T1 없이 치렀는데, 2026년 최고 시청자가 전년보다 36퍼센트 올라 150만 명이었다. 다만 같은 집계에서 한국어 시청은 20퍼센트쯤 줄었다. 오른 건 상파울루 개최와 브라질 팀 참가로 늘어난 포르투갈어, 그리고 베트남어와 영어였다. T1이 빠질 때 진짜로 줄어드는 건 전체가 아니라 한국어 쪽이다. 그리고 T1이 떨어진 그 경기들은 하필 극적이었다. 2대 0에서 역스윕당한 경기, 결승 진출이 걸린 경기, 우승팀이 4강에서 지는 경기였다. 사람들이 T1이라는 이름을 보고 온 건지 그 경기가 원래 재밌어서 온 건지, 지금 데이터로는 안 갈린다. 출처: Esports Charts, 롤드컵 2025 리캡 · 퍼스트 스탠드 2026 결승 · esports.gg, 퍼스트 스탠드 2025 · LCK 2026 MSI 선발전 · ESTNN, 롤드컵 2023 4강 ## 스코어보드 - 2.16배 · LCK컵 2026에서 T1 탈락 경기(150만 3천)를 결승(69만 5천)보다 더 본 배수. (Esports Charts) - +15.5% · 같은 대회의 총 시청 시간 증가율. 최고 시청자 수는 21퍼센트 줄었다. (Esports Charts) - 31 / 35 · 최근 3년 LCK 일곱 개 대회의 상위 5경기 중 T1 경기 수. 나머지 넷은 전부 한화생명 대 젠지. (Esports Charts) - 6개 대회 · 2024년 이후 결승보다 T1 경기를 더 본 대회 수. MSI 2024, LCK 서머 2024, LCK컵 2025, LCK컵 2026, MSI 2026, 이스포츠 월드컵 2026. (Esports Charts · Sheep Esports) - 7,760만 시간 · 2025년 T1과 2위 젠지의 시청 시간 차이. T1 1억 9,603만, 젠지 1억 1,844만. (Esports Charts) - 46% · 2023년 서머에 같은 두 팀 경기에서 페이커가 빠졌을 때 줄어든 시청자 비율. 76만에서 41만. (게임플, 이스포츠 차트 인용) - 46 대 15 · 2023년 MLS 시즌 패스 가입 비중. 7월 메시 합류 뒤가 46퍼센트, 2월 개막 때가 15퍼센트. (SportsPro) - 10배 · 인스타그램 팔로워 격차. 메시 5억 1,300만 대 야말 4,900만. 다만 2025년 증가는 야말 +3,860만 대 메시 +610만으로 방향은 반대다. (Los Andes · Football Benchmark) - 3년 연속 · 2023·2024·2025년 롤드컵 결승에 T1이 있었고 세 번 다 우승했다. 축구에서 같은 자리는 4년에 한 번 오는데, 올해 거기서 왕관이 실제로 넘어갔다. (Esports Charts · NPR) - 0 · 이 집계에 들어간 중국 사이트 수. (Esports Charts 집계 기준) ## Closing 리그가 건강한지 재는 데 쓰는 숫자가 하필 한 팀이 좌우하는 숫자였다. 그래서 그 팀이 8강에서 지면 리그가 무너진 것처럼 보이고, 결승에 가면 종목 전체가 큰 것처럼 보인다. 그 사이 매일 리그를 보는 사람 수는 거의 안 움직였다. 롤만 이런 게 아니다. 조회수 최고 기록으로 채널을 평가하고, 최대 동시 접속자로 게임을 평가하고, 하루 최고치로 서비스를 평가할 때마다 같은 착시가 생긴다. 제일 잘 팔리는 숫자와 제일 많이 알려주는 숫자가 다를 때, 보통은 잘 팔리는 쪽이 이긴다. 이 글의 2026년 국내 숫자는 아직 안 끝났다. LCK 플레이오프가 8월 29일에 시작해 9월 13일에 결승을 한다. T1이 어디까지 가느냐에 따라 올해 LCK 최고 기록이 정해질 텐데, 그 숫자가 리그가 실제로 얼마나 건강했는지 알려주는 건 생각보다 적다. 정작 답이 필요한 건 다른 질문이다. 페이커는 2029년까지 계약돼 있고 은퇴 얘기를 꺼낸 적도 없다. 그런데 라리가는 메시가 떠나고 다섯 해가 지난 지금도 계승이 끝났다고 말하기 어렵다. 왕관은 넘어갔는데 총량은 아직 열 배 차이다. 그 다섯 해는 리그가 만든 게 아니라 한 선수가 자란 시간이었다. 그래서 당분간은 이 표를 계속 채워 볼 생각이다. 대회가 끝날 때마다, 상위 다섯 경기에 T1 아닌 이름이 몇 개 들어왔는지. 지난 3년은 서른다섯 칸에 네 칸이었고 넷 다 같은 조합이었다. 이 숫자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그때 다시 세어 보려고 한다. 계약은 2029년까지고, 시간은 아직 있다.